약속을 했더랍니다.
아버지가,
평생을 돌봐온 아들에게.
내 가고 나서
계절이 돌아오기 전에
너 데리 갈께.
병이 깊어 아들은
그 말
이해하지 못한 듯
알고
막연한 다시 이별을 언저리에 새겨둔 우리는
돌아온 계절에 우연찮게 잊고,
죽을꺼라 드리누운 그 아들이
깨어나
나 짜장면 먹고 싶어,
그래 네가 그렇지. 네가 이리도 살지.
망설임 없이 걸음 돌렸는데.
나쁜 아들.
착한 아들.
어머니 생신,
말은 제대로 못해도
노래나 한가락 해야잖겠나,
뻣뻣한 손으로 손뼉이라도 치며
내 사십을 품에 새겨준 사람
마지막,
마지막 노래는 불러주고 가야잖겠나.
그 아들.
가슴으로 낳아,
가슴에 묻을 아들.
노래라도 불러 주름진 모친 가슴에
빛자락이라도 풀아주고 가려
그리 버텼소.
가시었소.
잘 가시오.
모진 나도 정이 들었던 모양이오.

삼촌.
담배 사갈 일이 없어졌네요.
복수라도 하듯 앞에 두고 험한 말 할 일이 없어졌네요.
마구 퍼먹는다고 입맛 가셨다며 찌푸릴 일이 없어졌네요.
집안에 누를 끼친다며 미워할 일이 없어졌네요.
그런데 맘이 어째 안 좋은지요.
삼촌.
잘 가시었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