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ILY

그리운 사람을 위한 명상

덕유파스텔 2008. 6. 4. 22:56

어제만 해도 초파일이라는 이유로 

치악산 구룡사에 가야 한다는 설레임을 만끽하지 못하였다.

어쩌면 마음 저 구석진 곳에서의 반발된 마음이었을 지도 모른다.

 

4월 초파일...

또다시 잠들었던 아픈 상처는 피가 흐르고

사라진 애절한 사랑으로 곪아 가기 시작한다.

 

나는 항상 치악산에 당도할 즈음엔

언제나 그를 만난다.

 

혼자 였지만 혼자 아닌 둘이서... 셋이서... 넷이서 ... 보이지 않은 형체,   그런셈이다.

 

"자기야~~~~~~"

어느 모퉁이

계곡어디에선가 나를 놀리려 숨어버린 것 같은...

"자기야~~~~ 어디있는데~~~~"

 

지나는 사람들이 낯익은 모습들이다.

어쩌면 한번도 보지 못했던 모습들일 텐데...

어디선가 늘상 함께 했던 사람들이라는 착각마저 돌게 만드는 정다운 치악산에 숲.

 

'이곳에 오면 나는 두개피의 단배를 태운다.'

나를 위한 ...

그의 영혼을 위한...

 

그가 텐트줄을 매었던 자리엔, 자연보호를 위한 홍보문안이 걸려있다.

그 나무...

그 돌...

그 바위...

언제나 그자리에 있다.

 

20년이 넘게 흐른 세월속에 깊게 파였던 계곡은 평탄한 시냇물 처럼 되어버렸고

그와 함께 따가운 햇살을 피하던 나무는

이제 속세의 그림자로  얼룩져 있다.

 

그가 앉아 있던 그 자리에

다른 어여쁜 이방인이 자리하고 있다.

 

'아!

그가 아닌 다른 사람도 그 자리에 앉는 군아...'

 

'그러면 나는 지금 어디에 있나.

그는 어디갔지!'

순간 당황한다

그가 있던 그자리에는 내가 앉아  있어야 하는데...

내가 지금 그자리에 가야 되는데...'

 

그런 나를 본 강아지가 달려온다.

오랜만에 반가운 사람을 만난듯 꼬리를 흔들며 뛰어온다.

 

"여기는 미남미녀만 오는 곳인데"

나는 씨익 웃으며 다정한 그네들에게 말을 건넨다.

 

" 참 좋은 곳이에요.  "

내말에 흔쾌히 대답하는 그녀의 모습에 내 모습이 크로즈 업 된다.

그만한 나이에 이곳에서 지냈을 내모습이다.

 

닮았다!

그녀는 나를 닮아 천진하고

그는 나의 사랑을 닮아 묵직하였다.

 

나와 그가 앉았던 그자리...

새로운 이방인이 주인이 되어 나를 반가운 손님처럼 대해준다.

 

 

한참을 서성인다.

솔잎하나하나

푸르게 이끼가 킨 껍질하나 하나

그리고 그자리 언제나 있어준 숯한 마음들을 위로하며 생각의 흐름을 인식한다.

 

가면과 같은 요구에 따라 반응하는 비겁한 인간들과는 다르게...

이곳, 치악산의  삶들은 여전히 자유로운  조화에 순응하고  형성하고...

 

나는...

그 아름다운 자연에 이치에...

변명처럼 일그러진...

허탈한 페르소나의 얼굴처럼,  그렇게 웃는다.

 


 

그가 너무 보고 싶다...

 

                                                              

                                                                                                                                 2009.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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