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ILY

"뿡순이 큰일 났네! "

덕유파스텔 2008. 5. 30. 14:14


"언니! 나 고민이 생겼어요!

요즘 잠도 못자요!"

 

햇살 좋고 청명한  아침이다.

 

넋나간 사람처럼 여물어가는

포도송이( 요즘 내가 가장 신기하게 바라보고 있는 생명)를 바라보고 있는 나에게

아래층에 사는 뿡뿡이가 말을 건네온다.

 

상쾌한 아침이다!

 

 

 

"풍순이 새끼 말이에요!

분양해야 하는데...큰일났어요.  정이들어서 어떻하면 좋아요!"

 

내가 알지 못하는, 그대의 시간이 그렇게 되었나!

그렇지!

내 일에 분주함에 정신 없이 허둥대듯

아마 그대에  순간들도

제각기 살아가느라 열심히 시간을  보내고 있었겠지...

 

그리하여 엊그제가 아닌 그들 나름의 긴시간이었을 날들이

뿡뿡이( 신랑이 사랑스런 아내에게 지어준 별명,  그

리하여 강아지 이름도 모두 '뿡'자로 시작된다는...)

힘들게 했던 것이겠지.


 

나도 예전에   한동안 많은 강아지를 키운 적이 있었다.

집안에서 키우기 좋은 각가지 작은 품종으로 17마리 까지 집안에서 키웟었다.

 

남편이 떠난후... 모든것을 감당할 수 없게 되자

강아지를  분양했다.

강아지들 중에는 10년이 넘게 함께 살아온 강아지들도 있었다.


 

뿡뿡이와 나는 자주 만나지는 못하였지만 가끔 만나면 대화는 주로 '뿡순이'얘기 였다.

생리를 하고, 새끼를 갖고... 그리고 4마리의 새끼를 낳아 한마리 실패한것까지...

나는 보지 않았어도  다 알고 있었다.


 

"뿡순이가 새끼들을  떼어 놓고 한동안 많이 힘들어 할 껀데 큰일이네"

 

나도 은근히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말이야 , 나는 들고양이가 더 예쁘고 잘 자라나주는 화조가 더 좋더라!"

 

상관없는 엉뚱한 들고양이를 부축여  나는 대답한다.

 

"자연에 이치야. 그래도 모질게 분양을 해야해! 아니면 다 키우든가!"

 

'

 

"뿡순이 큰일 났네!  "

 

옆집 일까지 오늘은 내 안에 들어와 혼란 스럽게 한다.

'그 예쁜 강아지를 어떻허지...'

 

계단을 따라 올라 와 현관문앞 큰 화분에 심어져 있는

 포도나무를 다시 바라보며 중얼 거린다.

 

" 너 참 예쁘다.  어떻게 이렇게 예쁠 수가 있니! "

"가을엔 꼭  강원도로 보내 줄께! "

 

"답답해도 참아!

기름지고 넓은 들판으로 보내 줄께! "

 

 

" 아마도 우리 신랑, 무척 좋아 하겠지!   한식구 늘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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