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글

섣달 소묘

덕유파스텔 2006. 12. 19. 21:18


    섣 달 소 묘

            

    창문으로 보이는
    바깥 풍경은 액자 속
    색 바랜 그림 한 폭

    나목에서 영양실조가 보이고
    거리는 동맥경화로 창백하다
    거기에 냉하게 흐르는
    항생제 같은 저기압

    한복판으로 이방인처럼
    내 또래의 사내 하나
    웅크린 채 들어가고

    발 밑에서는
    빠각거림과 동동거림이
    시리게 치통을 건드린다

    언제나 아름다움은 짧다
    몸을 풀고난 뒤의 세상이
    사뭇 安居에 든 듯

    가끔 언 캔버스에
    흰색으로 덧칠해 보는
    칙칙한 단색조의 화풍

    정말이지
    둥지 뜨기가
    망서려지는 이 즈음.


     

    ♬ Greensleev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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