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대하여

미안한 날, 아들과

덕유파스텔 2007. 6. 13. 12:20

"삽겹살 구워 줄까!"

냉장고를 열어보니 반찬이 없다.

미안한 생각이 들어 아들에게   제의를 한다.

 

"좋지요!  어머니 밥도 풀까요? "

아들은 밥상을 차리고 나는 후라이펜에 삽겹살을 구웠다.

삽겹살은 그다지 반찬이 필요하지가 않으니 번잡할 필요가 없다..

 

"어머니!  삽겹살 구워놓고 물말아 버리면 어떻게 해요!"

언제나 습관처럼 나는 나도 모르게 아들이 퍼논 밥에 물을 가득 부었다.

 

"물말아? ...     나보고 물말아! ...     아들!   나 한테 욕 했지? "

 

아들은 웃으며

" 아!  그러니까 생각이 나는 것이 있네요.  전에 할아버지 살아계실 때

 제가 학교 돌아오는 길에 엿을 사와서

할아버지께 드리며, '엿 드세요' 라고 생각없이 말하고는 웃었어요

그것이 사실말이었는데..."

 

" 그래,  나도 예전에 얼큰한 국을 끓였는데 

후추가루를 넣어 먹으면 더 맛있을까 싶어 할아버지께 후추가루를 드리며

'쳐 드세요' 하고 말한적이 있었지."

 

우 하 하 하 ~~~~~

 

아들이 또 맞 장구를 친다.

"맞아요.   재수네 집에 전화를 걸어서. 

'재수있어요?' , '재수없어요?' '재수 없구나!' 하는 것과 똑같아요!." 

 

이야기가 맛있는  반찬이 되었다.

 

먹고난후 아들은 여느때처럼 설거지를 했다.

 

"구운 삼겹살이 남았는데  이거 고양이 줄까요? "

 

"그래 고양이 주자!...   소금 어디 있드라!  삽겹살에다 밥 비벼주어야지..."

나는 가위를 찾으며 아들에게 말했다.

 

도둑고양이라고 불러야 되나!

우리집 현관 문 밖에는 여러마리에 고양이들이  진을 치고 있다.

어떤 때는 열마리도 넘는다.

 

가끔 외식 할 때 라든지,

맛이 있는 음식이 있을 때는 항상 고양이 몫으로 챙겨둔다.

그래서 그런지 고양이 녀석들 우리만 보면 소리지른다.

 

그럴때마다 아들이 장난을 친다.

"어머니!  이 고양이 들이 어머니 사랑한다고 소릴 질러요!!! "

 

 

                                                        아들아!  나의 아들아!     (파스텔의 "헤여짐에 대한 연습")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