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성급히 서울을 물들이고 있었다. 한국은행이 이처럼 가을 하늘에 어울릴 줄이야.
일제의 잔상이지만 어찌하든 고풍스럽게 가을빛에 빛나고 있었다.
숯한 땀과 노력으로 이끌어 온 서울의 모습.
힘겹게 지켜나가는 서울일지라도 지금 바라보고 있는 내 서울의 모습은 가을속에 탐스럽게 여문 과일 같았다 .
적어도 오늘만큼은 말이다
아니 어쩌면 더욱 장한 모습이고 대견한 서울의 모습, 우리에 모습인지도 모른다.
절대로 쓰러지지 않은, 질기고 단단한 우리의 근성인 그것이 바로 우리에 서울이다.
오늘은 내 기분을 알고 있었다 . 언제나 시민의 함성으로 얼룩져진 시청앞 광장에도 한가롭다.
막힌 도로에 여유로움을 줄 수 있는 시간, 어제와는 정반대의 마음이다.
동아일보 건물이 호텔 건물 유리창에 비쳐지는 모습이란...
어찌이런 신기한 일이...
호텔 건물 벽면에 비추어진 또하나의 서울 모습, 동아일보 건물그림자가 나를 유혹한다
도로가 막힌 어제는 짜증에 숨이 넘어 갈 것만 같았다.
오늘은 그 막힘을 즐기고 있다.
광화문에 들어서자 이순신 동상 뒤에 세종문화회관이 보인다
세종문화 회관...
세종로 한복판에 들어 서니 높고 투명한 하늘아래 부드러운 구름이 넓게 퍼져 있다.
하늘이 그린 그림, 자연이 만들어낸 그림이었다.
가을이 부른 서울, 아니 서울이 부른 가을이던가. 가을은 분명 서울을 물들이고 있었다.
광화문을 지나 경복궁을 바라보며 좌회전, 드디어 인사동으로 접어들어 간다.
차가 또다시 막히기 시작한다. 언제나 그렇게 주차장처럼 한 없이 서있게만 하는 곳.
인사동 길목 건너편에 서있는 호로물 차
인사동인 종로구 관훈동 약도
차를 주차장에 세우고 인사동 문턱에 접어든다. 단속반을 패해 넓은 자리를 차지한 민속품 장사가 인사동길을 막고 있다.
거리의 동양 화가가, 외국인에게 그려준 달마.
여하튼 마음은 풍성한것 같다.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인사동에 오면 볼꺼리가 많다. 그 중에 가끔 황당한 자유인도 있다.
" 어떤 하녀를 구하나요 ?" 나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그에게 물어 본다.
오늘도 나는 인사동 그 곳에서 시간을 빚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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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 3일째 오늘도 바쁘게 뛰어 다녀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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