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글

그것도 쓸쓸함에 끝자락이니

덕유파스텔 2008. 6. 10. 15:51
 
한가한 오후였다.
문자가 들어 왔다.
 
"노는 날이다.!  내일 쉬게 됐는데   ...!"
"몇달만에 쉬는지.    기억도 안나~!"'
"어디로 가지?! "
 
그 말이 반가워   달게 답변 할 사이도 아니고 해서
나는 잠시 주저 주저 했다.
그렇다고 모르는 척 하기란... 더욱 그랫다.
왜냐하면 그는 문자를 보낸다거나
전화를 한다거나 하는 일은 거의 없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잠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다 전화를 걸었다.
서툰 문자보내느라 애쓰는 것 보담은 전화통화가 더  빠르기 때문이다.
 
"밥 먹으러 갈까! "
나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모임에서 만나는 것 빼고는
단 둘이 만난 일이 없는 사람이라서
여러가지로 조심스럽고 부담스러운 것은 당연했다.
 
그러나  그는 거드름을 피우듯 말한다.
'싫은데!  함께 갈 이유가 없는데?'
 
나는 놀라서 나도 모르게 전화를 끊었다.
 
'휴우~  '
된통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그는 무엇인가 착각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했다.
내 조심스런 말에
생각도 없이 그런 급한 말을 함부로 하다니...
 
 
'나도 내일, 시간내기가 무척 힘든 사람 이거덩.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내가 시간을 투자 하겠다는데...
대답한번  끝내 주네.! '
혼자 중얼 거리듯 통화 끊어진 폰에 대고 중얼 거렸다.
 
그후, 조금 있다가 다시 전화가  왔다.
"여기 근처에 가볼만한 산이 어디야! "
 
'왠 밤에 산?...'
이제는 이렇다 저렇다 답변 하기가 싫어졌다.
 
그는 산에 가야할 이유를 구구절절 변명삼아 늘어 놓는댜.
 
그러더니 속리산으로 가야 겠다고 전화를 끊는다.
 
기막힐 노릇이다.
 
'다시 전화는 왜 하는데...'
 
 
그후, 나는 걸려온 다른 사람과 전화를 1시간을 넘게 통화를 했다.
그리고 끊었다.
 
그이어 걸려온 전화.
그였다.
"무슨 전화를   그 렇 게   오 래  해엣!!!"
화가난 그는 말도 잇지 못하고 전화를 끊어 버렸다.
??? ????
 
또다시 걸려온 전화
이번엔 좀 침착해진 목소리다.
 
'차를 돌렸단 말야
돌리면서 전화 했는데...  통화중,  통화중, 통화중...
미쳐 죽을뻔 했어.
영등포에 도착한지 얼마나 된줄알아?
자그마치 30분도 넘었어.
도대체 전화를 몇시간 하는 거야! '
 
다시 언성이 높아진다.
 
'가만...
가만,  지가 뭔데!
나에게  왜 화를 내야 하는데...
지가 뭔데...
내가 전화를 오래 걸건 말건  무슨 상관이야!...'
 
 
이번엔 내 쪽에서 화가 났다.
 
"내일 밥 먹자니 싫다며 !  그럴 이유가 없다며! 
멋대로 라는 말은 들었지만 정말 엉털이다 !  "
'정말 엉털이다. '라는 말을 힘주어 크게 말했다.
크게 말하고 나니 내가 엉털이가 된 기분이다.
 
대화는 끊겼다.
 
이래서 우리는 가까운 연인들처럼...
마치 오랫동안 사귄 사람처럼 말다툼을 했다.
 
웃음이 나왔다.
 
큰 소리를 내고 한참을 웃었다.
 
꼭 도깨비에 홀린 듯 하였다.
 
            *
            *
 
그런 이유에 대한 사실...
그는 남자이고 나는 여자이다.
현실에 대해 둘이다 병처럼 신중을 기하는
사람들인 것이다.
더군다나... 알만큼 안 사회에서
나이 먹을 데로 먹은 남자와 여자는
거추장스럽도록 말많은 숳한   부분들은
예민하게 더하기 하여 사귐에 대한 울타리를 만들어 놓는다.
 
그에 말에 의하면 이렇다.
좋은 이성 친구니 뭐니 해도
여자와 남자는 결국  좋은 친구가 될 수 없다고.
가까워 봤자 그렇고 그런 사이가 될 것이고...
그렇고 그런 사이가 되면 가까이 한만  못한... 그야말로 시디신
식초를 뿌려 놓은 꼴이 되니 이성친구는 없는 것이 낫다, 라는 것이다.
 
그것은 맞는 말이다
그나 나나
세상을 살 만큼 산 사람들인지라
퍽 하면 호박이 떨어진 것이라는 것을 왜 모르나...
 
어찌하든
나에게 구원을 요청하듯 용기를 냇던 그에게 미안했다.
나에게 전화를 자주 하는 사람도 아니고
자주 만날 수도 없는 사람인데...
보너스처럼 생긴 시간을 다 망쳐 놓은 것 같아서 미안했다.
 
'그래서 말인데!
마음만 갖고 있으면 안돼는 거야!
세금 더 내라는 것도 아닌데...
그런다고...더 잘났다고 취켜 세워주는 것도 아닌데...
가끔은 ...    정말 가끔은 말야.
속 마음을 밖으로 내 보일 줄도 알아야 하는 거야!
 
다툼이 끝나고 난 즈음...왠지 화난부분 보다는
통쾌한 뮤지컬을 본 것 같은 마음은 왠 것일까!
 
                                                * * *
 
예전, 세미나에 다녀 오면서 근처에 지내고 있을 그에게 전화를 한적이 있었다.
가까이에 있으면 밥이나 먹고 가라는 그에 권고에 마다하고 서울로 올라 왔다.
그  전화 내용에 대한 그에 답변글이 새삼스러웠다.
 
"워낙 중구난방인 내 살이란 것이, 늘 한 번에 적어도
두 가지 이상은 하고 살아야 하는 팔자인고로
견적 건 입찰 건들로 손가락이 무지하게 바빴고
 
그래도 마음 땡기면 지옥에서도 손 내밀었을텐데
나 더러 보고싶다고 목이라도 매라고?
싶은 마음에 거부... 하고선 가만 생각하니
그 예쁜 입이 잠깐 뾰죽 나왔으리란..그런 유쾌한 느낌.
 
잘 도착했다니 반갑고, 피곤하다고 엄살 떨며
그 바쁜 틈에 애써 보내준 파일 열어보도 않고 자겠다니
측은지심 발휘했던 나의 어줍잖은 기사도를
내가 또 비웃으며 그대를 또 받아주어야겠고,
 
그러다 하루가 갔네. 낮에 열 받아 낮술했더니
금방 그런 기분 다 풀렸고, 오오 酒여~
너보다 더 나은 남자나 여자를 내 아직 보지 못했으니
나는 차후로도 술이나 사랑해야겠도다.
 
굿 나잇~!
유어 풀리쉬 맨. "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이름을 거룩하게 하옵시며
나라가 임하옵시며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과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리니
다만 저 사람에게 인사동 내려서
개똥이나 밟는 벌을 내리소서~ㅎㅎ
에이멘.  "
 
 
시간이 나면, 그에 대해 연구를 좀 해봐야 할 것 같다.
말투는 반항아이고
모습은 천사인데...
이해를 할 수가 없다.
 
다 보이는 속 치창한 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고지식한 나에게 순간을 눈치로 잡길 원하는
그대는,
외로울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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